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530화. 성당 찾은 지 3일 만에 들려온 예수님의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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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찾은 지 3일 만에 들려온 예수님의 음성

성당에 나간 지 사흘째 되던 날이었다. 그날도 나는 안방에 모셔놓은 십자고상과 성모님상 앞에 서서 온 넋을 다해 열렬한 기도를 바치고 있었다. 사흘간 쉼 없이 이어진 기도에 몸이 다소 고단했는지, 3일 만에 처음으로 잠깐 누워 기도를 이어가던 찰나였다. 갑자기 허공을 가르고 하늘로부터 아주 다정하면서도 우렁찬 음성이 들려왔다.
 
“성경을 가까이하라, 성경은 바로 살아있는 나의 말이니라.” 천둥 같은 울림에 나는 너무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벽시계는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런데 내 귓전을 때린 그 목소리는 처음 듣는 음성이 아니었다. 너무나 익숙하고도 그리웠던, 내 생의 절체절명의 위기마다 나를 사선에서 건져 올렸던 바로 그 특별한 목소리와 완전히 동일한 음성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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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소리는 1974년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후, 거대한 황금 덩어리가 가슴 속으로 쑥 들어오는 현시 속에서 “너의 그 인내심과 착함과, 너의 그 사랑에 찬 마음을 보고 내 너에게 나의 전 재산, 즉 나의 유산을 전하노라” 하시던 바로 그 우렁찬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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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실타래가 풀리며, 한 생애를 통틀어 나를 지켜준 은혜의 목소리들이 한꺼번에 들려오는 듯 온몸의 세포마다 번쩍이듯 전율이 흘렀다. 여섯 살 꼬마 때, 윗집 아줌마가 준 떡을 먹고 계속 토하며 죽어가 살아날 가망이 없자 어머니가 같이 죽자며 나를 샘 속에 넣으셨을 때, “너는 살아야 한다. 안 죽고 싶다고 어서 말하거라. 어서!”
 
하시며 내 정신을 번쩍 들게 했던 그 목소리였다. 작은외숙이 펜치로 멀쩡한 왼쪽 어금니를 빼버려 과다 출혈로 죽었을 때, 수염 긴 할아버지가 나타나 엉덩이를 ‘탁’ 치시며 “이제 어서 일어나거라” 하셨던 그 목소리였고, 초등학교 4학년 때 점자와 점자 어머니에게 구타당해 정신을 잃었을 때 “아가, 어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거라” 하며 내 어깻죽지를 흔드셨던 그 목소리!
 
혼자 아궁이에 불을 때다 옻이 올라 사흘간 물 한 모금 먹지 못한 채 죽었을 때 “아가, 많이 힘들었지? 어서 일어나 이제 네 어미의 품에 안기거라” 하셨던 목소리, 5학년 때 그네에서 떨어져 뇌진탕으로 죽었을 때 “사랑하는 아기야, 아직은 때가 안 되었으니 어서 너를 낳아 기른 네 어머니 곁으로 돌아가거라” 하셨던 그 다정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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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시절, 외가 마을에서 자전거 사고로 죽었을 때 “어서 일어나 가던 길 멈추지 말고 가야지?” 하셨던 목소리, 1968년 여름 완도 4H 캠프에서 남자를 피해 바다 안전선을 넘었다가 깊은 바다에 빠져 의식을 잃었을 때 “아가, 사랑하는 내 딸아! 어서 정신 차리거라. 너는 꼭 살아야 한다” 하셨던 그 간절한 목소리!
 
남자를 피해 섬 미용실에 취직했다가 빚의 올가미에 걸려 도망쳐 나왔을 때, 나를 잡으러 온 이들에게 각목으로 두들겨 맞고 피투성이가 되어 정신을 잃었을 때, “아가, 어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거라. 절대로 정신을 놓아서는 안 된다. 너는 꼭 살아야 한다.” 하셨던 목소리!
 
첫째 임신 중 연탄가스로 정신을 잃고 빛나는 하얀 수염의 할아버지 앞으로 인도되었을 때, 내게 입김을 불어넣어 살려주시며 “사랑하는 내 아가, 네가 여기 올 때가 아직 안 되었다. 어서 일어나 네가 선택한 배필에게로 가거라” 하셨던 그 목소리!
 
세 번째 아이 유산 후 쇠약한 몸으로 이웃의 파마를 해주다 쓰러져 대소변까지 배설하고 죽었을 때, “어서 일어나거라. 어서 일어나 하던 일을 끝내야지?” 하며 힘을 주셨던 그 부드러운 목소리, 강제 낙태 수술 후유증으로 죽음의 문턱을 넘었을 때 “왜 네가 여기에 왔느냐, 네가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아직 때가 되지 않으니 어서 돌아가거라.” 하셨던 위엄 가득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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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위해 저수지로 걸어 들어가던 절망의 순간에도 “불쌍한 네 어머니는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 꾸짖으셨고, 셋째를 낳고 죽었을 때 무려 15번이나 생명의 입김을 불어넣으시며 “사랑하는 내 아가, 너는 세상에서 할 일이 많이 있단다. 그러니 어서 본집으로 내려가거라” 하셨던 그 목소리!
 
그리고 나주로 이사 온 후 성당에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새벽 3시에 “어서 일어나 집에 가야지.” 하시던 그 다정하고도 부드러운 목소리까지! 내가 죽음의 고비마다 들어왔던 그 모든 목소리는 오늘 들려온 그 음성과 완벽하게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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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쓰러져 죽어가는 나를 다시 불러내어 새로운 삶으로 이끄신 그 은혜와 은총의 시동기! 그것은 바로 ‘성경을 가까이하라. 성경은 바로 살아있는 나의 말이니라’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목소리였던 것이다! 이로써 그동안의 모든 말씀이 분명히 예수님의 말씀이셨다는 것을 너무나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내 가슴은 금방이라도 튼튼한 둑을 터뜨릴 것 같은 감사와 감격의 홍수가 밀물처럼 밀려왔다. 내가 예수님을 알기도 전부터, 그분은 단 한 번도 나를 떠나지 않고 보살펴주셨지 않았는가! “오, 나의 구원자 예수님! 절벽이던 제 귀가 이제야 열려 당신의 목소리를 알아들었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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