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528화. 일곱 통의 유서를 불태우고, 하느님의 품 안으로 달리다

eeafa79a3f372.png

 일곱 통의 유서를 불태우고, 하느님의 품 안으로 달리다


암세포가 전신을 잠식하며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던 그때, 내 몸은 혈액순환이 멈춘 듯 언제나 얼음장처럼 차디찼다. 깊은 잠에 빠졌던 남편조차 내 손이 살짝 닿기만 해도 그 서늘함에 소스라치게 놀라 깨어나 “여보, 미안해”하며 안타깝고 미안해 사과할 정도였다.
 
그런데 신부님의 말씀을 “아멘!”으로 응답하며 온전히 받아들인 바로 그 순간! 오랫동안 얼음장과도 같이 차갑던 나의 전신이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거대한 빙하가 흔적도 없이 녹아내리듯, 쏟아지는 땀방울로 온몸이 흥건히 젖어 들었다. 뜨거운 성령의 열기가 나를 포근히 감싸 안은 것이다.


eefcdddccf027.jpg

그 열기가 얼마나 강렬했던지, 곁에 있던 신부님조차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중간에 밖을 나갔다 오실 정도였다. “신부님, 혹시 너무 뜨거우셔서 나가셨나요?” “예, 갑자기 열기가 확 느껴져서 잠시 바람 좀 쐬고 왔습니다.” 당시 아직은 세례도 받기 전이었지만, 그 신비로운 열기를 통해 나는 큰 경외심을 느끼며 확신했다.
 
‘성당이야말로 참 하느님이 살아계신 곳이고 예수님께서 현존하신 곳이구나!’ 나는 기쁜 마음으로 성당에 다니겠노라 신부님과 약속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은 “여보, 나 다시 가볼게.”하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갔다. 그 후 홀로 내 몸 상태를 체크해 보는데, 얼음장처럼 차갑게 굳어있던 전신에 온기가 도니 몸이 한결 더 가벼워짐이 분명히 느껴졌다.
 
9a52cd43c9990.jpg

이를 느끼면 느낄수록 분명 하느님께서 내게 자비를 베푸셨음을 더더욱 확신했다. 남편을 다시 직장으로 배웅하고 홀로 몸을 살피니, 굳어있던 사지에 온기가 돌며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진 것이 분명히 느껴졌다. 하느님의 무한하신 권능과 능력을 통해서 내게 자비를 베푸셨다는 확신이 들자, 나의 불치의 병 또한 완벽히 나으리라는 확신과 새로운 희망이 샘솟았다.
 
이제 더 이상 죽음을 선택할 이유는 없었다! 기쁨에 가득 찬 나는 새로운 결심을 굳혔다. ‘내 남은 삶의 모든 것을 참으로 살아계신 하느님 안에서 꾸며나가리라!’ 나는 곧장 옷장 서랍에서 일곱 통의 유서를 꺼냈다. 한숨과 눈물 속에 고뇌하며 썼던 가슴 아픈 기록들이었지만, 일말의 미련 없이 불을 붙였다. 그리고 타오르는 불꽃을 보며 간절히 기도를 봉헌했다.
 
“자비하신 하느님! 저는 지금 제가 죽으러 가기 전에 썼던 유서를 태우고 있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 가족들의 나쁜 것들도 모두 다 태워주시어 온전한 하느님의 사랑으로 다시 새로 태어나 부활의 승리 얻게 하소서. 그리고 제 영혼과 육신에 자리하고 있는 모든 암 덩어리들도 활활 태워주시어 흔적도 없게 해주소서!
 
985e2789049f7.jpg


이제는 사랑하는 어머니와 가족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저희의 모든 길을 인도하여 주시고 주관해 주시어 오로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해주소서! 아멘!” 하고 기도드리면서 유서를 완전히 태웠다.
 
흩날리는 재를 바라보며 새로운 삶을 다짐하던 순간, 성당에서 보았던 성물 판매소가 떠올랐다. 수중에 돈이 없었기에 안집에서 얼마간의 돈을 빌려 다시 성당으로 향했다. 그 길은 마치 하느님을 직접 모시러 가는 길인 듯 너무나 벅차올라, 뒤뚱거리며 질질 끌면서 잘 걷지도 못하던 내 발걸음이 나도 모르게 가볍고 빨라졌다.
 
비록 항문에 암 덩어리가 가득 튀어나와 있어 뒤뚱뒤뚱 엉거주춤한 모습이었지만, 하느님의 사랑에 취해 부끄러운 줄도 몰랐다. ‘아니, 내 엉덩이에 암이 다 퍼져 나와 있는데, 어떻게 내가 이렇게 달릴 수가 있지?’ 나조차 믿기지 않는 놀라운 변화였다. 성물 판매소에 들어서니 거룩한 성물들이 가득했다.


4850fe2206c19.jpg


비록 돈이 넉넉지 않아 가장 작은 십자고상과 성모상, 그리고 성경책과 묵주 등을 골랐지만, 나는 가장 크고 화려한 성물을 모신 셈 쳤기에 세상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작은 성상이라도 모실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가! 성모님상을 모시려고 보니, 팔을 양쪽으로 벌린 성모상과 기도하듯 손을 합장한 성모상이 있었다.
 
나는 “이분은 어느 성모상이고, 또 저분은 무슨 성모상이에요?” 하고 물었다. 봉사자는 “이쪽은 자비의 성모상이고, 또 저쪽은 기도하는 성모상이에요.” 하고 설명해주었다. 두 성모상 모두 너무나 아름답고 거룩하게만 보였다. 인자하게 “사랑하는 딸아, 어서 오너라!” 하시는 듯한 자비의 성모상과, 나를 위해 간절히 전구해주시는 듯한 기도하는 성모상을 모두 다 내 가슴에 품었다.


04028f3f9dc7c.jpg


성물 하나하나에 하느님이 함께하신다고 생각하니, 나는 지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우리 집에 직접 모셔가는 것이라고 굳이 믿었다. 돌아오는 길, 엉거주춤 뛰어 돌아오는 내 발걸음은 천사가 달아준 날개를 타고 구름 위를 걷는 듯 가벼웠다. “오, 하느님! 이제는 단 한 순간도 당신을 떠나지 않겠나이다! 저는 이제 완전히 당신의 것이나이다! 이제 저를 당신 뜻대로 영원히 사용하소서. 아멘!”


a6cd58f6fed99.jpg
4b0c7ccc5eaa0.png

41 37

나주 성모님의 집 (경당)   전남 나주시 나주천 2길 12 (우. 58258) | 나주 성모님 동산   전남 나주시 다시면 신광로 425 

TEL  061-334-5003 | FAX  061-332-3372 | E-mail  najumary@najumary.or.kr | 사업자 등록번호  652-82-00210

COPYRIGHT ⓒ 2021 재단법인 마리아의 구원방주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