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513화. 안집 할머니의 전언과 시어머니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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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집 할머니의 전언과 시어머니의 그림자

시동생의 합격 소식으로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다음 날,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유형이 엄마, 집에 있어?” 하는 목소리에 나가보니, 그리운 옛 친구 미라 엄마가 서 있었다. “미라 엄마! 여길 어떻게 알고 왔어?” 나는 아픈 것도 잊은 채 한달음에 달려가 그녀를 껴안았다. 그녀는 예전 나주 교동에 살던 시절, 개신교 집사 집에 함께 세 들어 살며 정을 나누던 소중한 이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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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너무 좋아하던 미라 엄마는 내가 배고플까 봐 찐빵을 해다 주고, 내가 돈 벌러 집을 비우면 내 남편의 밥상까지 챙겨주던 고마운 친구였다. 가난하여 본인들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나를 아끼는 마음으로 내 남편에게는 시장을 봐다 새 밥을 차려주던 사람. 시동생 학비를 벌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내게 자개 일을 가르쳐주어 큰 힘이 되어주었던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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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내가 너무 보고 싶어 수소문 끝에 나를 찾아왔다고 했다. 반가운 재회의 순간, 안집 할머니가 다가오셨다. “색시, 시동생이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며?” 어디에도 말한 적 없는데 할머니가 알고 계셔 깜짝 놀랐다. “어머, 어떻게 아셨어요?” “자네 시어머니가 그러더구먼. 어제 오시자마자 우리 집에 먼저 들러 아들 합격했다고 자랑을 늘어놓고 자네 방으로 가시던걸?”
 
“아... 예, 시동생이 공부를 잘했어요.” 곁에 있던 미라 엄마가 거들었다. “큰형수가 다 가르친 거예요.” 내가 말한 적은 없지만 그녀는 내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나는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아 조용히 귓속말로 속삭였다. “그런 소리 하지 마.” 그러자 할머니가 의아한 듯 덧붙이셨다. “우메, 어쩔꼬? 근데 자네 시어머니는 호들갑을 떨면서 막 자랑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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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얘들이 쬐끔 보태주고, 큰 것은 다 내가 했어라우. 그러던데?”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우리가 이사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일면식도 없는 처음 보는 안집 할머니에게 찾아가서 벌써 그렇게 자랑을 하셨다니... 내가 가르쳤다고 자랑할까 봐 미리 선수를 치신 걸까?’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나는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이니 궁금해하지 말자.’ 나는 시어머니께 사랑받은 셈 치며 봉헌했다. 시어머니는 남편 월급이 만 원 남짓일 때도 시동생에게 보낸다며 수시로 10만 원, 20만 원씩 가져가셨다. 나는 시동생 가르치기 위해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면서도 어디에 쓰는지 말한 적이 없었다.
 
내 사정을 알게 되어 골동품 자개 일을 내게 가르쳐주고 함께한 미라 엄마만 알았을 뿐이다. 그 돈이 정말 시동생에게 갔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어머니가 쓰셨는지 다섯째 시동생에게 보냈는지 나는 묻지 않았다. 시동생 셋을 가르치기 위해 바친 그 돈은 이미 나의 희생이자 순종의 제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모든 것을 아낌없이 다 바쳤으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시어머니를 더욱 사랑해 드리자’ 다짐하며 그 마음을 하늘에 올렸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하느님, 부디 시어머니의 마음을 다스려주시어 새로운 부활로 이끌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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