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 51화. 재종 이모님 재행을 통해 받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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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종 이모님 재행을 통해 받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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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겨울 방학 때 작은외할머니 딸(재종이모)의 전통 결혼식이 있었다. 옛날엔 결혼 후 3일 만에 부부가 다시 처가에 와서 3일 정도 쉬다 가면서 이바지를 해 갖고 가는 풍습이 있었는데 그걸 재행(再行)(혼인한 뒤에 처음으로 신랑이 처가에 감)이라고 한다. 키도 크고 잘생긴 이모부님은 나를 유난히 예뻐하셨다.
 
그래서인지 재행이 끝나고 본가로 돌아가실 때 나를 데리고 가고자 하셨다. 나는 작은 외갓집에서 많은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못 가는 상황이었으나 이모부님이 작은외숙모와 어머니께 허락을 받아 기어코 데리고 가셨다. 다음 날부터는 이모부의 친척들 집에서 신랑 신부를 초청하면 그 집에 가서 인사를 드린다.
 
그러면 그 집에서 음식을 거나하게 차려주셔서 함께 간 나도 먹게 되었다. 매 끼니 때마다 그렇게 돌아가면서 인사하고 음식을 먹는데 생전 처음 보는 맛있는 음식들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무 맛있었지만, 이모 욕 먹일까 봐 많이 먹은 셈치고 조금씩만 먹었다. 그리고 힘들게 일하고 계실 어머니 생각에 잘 넘어가지 않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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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식을 어머니와 함께 먹은 셈치면서 그 음식의 영양가가 어머니께 전달될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아버지께 간절히 말씀드렸다. 그렇게 닷새 동안 먹으러 다녔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일하지 않고 쉬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니, 꿈만 같았다. 그리고 굳이 허락받아 나를 데리고 와주신 이모부님의 따뜻한 사랑에 너무나 감사했다.
 
비록 어렸지만, 나는 두 분을 위하여 무엇이라도 해드리고 싶었다. 이모가 한집에서는 밥을 남기셨다. 그런데 남긴 밥그릇이 지저분해 보여 이모가 그분들에게 혹시 안 좋게 보일까 싶은 마음에 “죄송해요. 저 밥을 제가 좀 먹어도 될까요?” 했다. 그러자 어른들은 나를 바라보며 아주 다정스럽게 대답해주셨다.
 
“아가, 그 밥이 더 맛있게 보이냐? 그래, 어서 많이 먹어라.” 이모 옆에 앉았던 나는 한쪽 손으로 밥그릇을 가리고 지저분한 곳을 깨끗하게 정리하면서 먹는 시늉을 했다. 그런데 어른들이 눈치를 채고 놀라시며 “우메 우메, 뭔 이런 이쁜 애가 다 있다냐?”, “어린 것이 별 것이네이.”, “커서 뭣이 될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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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면 우리 며느리 삼으면 좋겠네.” 등의 말을 하며 이구동성으로 칭찬하였다. 이모님이 흉잡힐까 봐 잘한다는 게 오히려 이모님을 난처하게 한 것이 되어버려 몹시도 당황스러웠다. 나는 홍당무가 되어 어쩔 줄 모르며 “죄송해요. 죄송해요.”란 말만 되풀이했다. 이 일이 있자 함께 식사하시던 이모부님은 나를 더 예뻐하며 나랑 계속 놀아주셨다.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할 때 “…하지람짱.” 해가며 실감 나게 말씀해 주시는데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밤이 되어 잠을 잘 때는 신혼 초인 이모부가 항상 나를 가운데 누우라고 하셨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께 받는 것 같은 사랑을 받으며 꿈결같이 행복한 날을 무려 5일간이나 누렸다. 나는 너무 행복해서, ‘아버지께서 살아계신다면 아마도 이런 사랑을 받았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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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랑받은 셈치면서 미소 지었으나 나도 모르게 기쁨의 눈물이 흘러나와 아무도 모르게 닦아냈다. 그동안 작은 외가에서 소처럼 일하면서도 헐벗고 굶주리며, 눈 흘김과 학대와 폭행만 당해오던 나는 처음으로 따뜻한 관심과 사랑과 배려를 받았기에 이 시간이 너무나 감사하고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
 
그러나 신부인 이모님 입장에서는 얼마나 허탈하셨을까? 그때는 너무 어려 아무것도 몰랐지만, 나중에 커서 생각하니 이모님께 죄송하기 짝이 없었다. 천식이 심하셨던 그 이모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지금까지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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