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606화. 시동생 집에서 받은 홀대와 눈물겨운 셈 치고의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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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동생 집에서 받은 홀대와 눈물겨운 셈 치고의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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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섯째 시동생 부부의 냉대를 사랑받은 셈 치고 기쁘게 봉헌한다지만, 나주에서부터 멀리 데려온 미용사까지 홀대하는 그들의 매정한 모습에 미용사 보기가 참으로 창피하고 무색했다. 씁쓸한 마음을 뒤로하고, 우리는 피곤에 지친 몸으로 식사는커녕 물 한 잔 마시지 못한 채, 밥을 먹은 셈치고 봉헌하며 자리에 누워야 했다.
 
나는 사랑으로 차려준 밥을먹은 셈치고 봉헌했지만, 잠자리에 누운 미용사의 배에서는 연신 “꼬르륵~” 소리가 났다. 배가 고파 내내 뒤척이던 그는 내게 “언니, 배 안 고파?” 하며 묻다가 끝내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나는 평생 수도 없이 굶주려 왔기에 먹은 셈치고 주님께 기쁘게 봉헌할 수 있었으나, 나보다 한참 어린 젊은 미용사가 겪는 허기는 얼마나 극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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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으면 늦은 밤이라도 편의점이나 식당을 찾았겠지만, 그 당시 밤에는 음식을 파는 곳이 전무했다. 미용사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지만, 다른 방도가 없었기에 어렵게 입을 뗐다. “김 양아, 힘들게 서울까지 와서 저녁도 못 먹이고 정말 미안해.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오늘만 먹은 셈 치고 봉헌해보자. 응?”
 
간신히 미용사를 달래고 밤새 뒤척이다 아침이 되어 부엌으로 나갔다. 전기밥통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는 ‘어젯밤엔 밥도 안 주더니, 그래도 미안했는지 밥을 먹고 가라고 일찍 밥을 해두었구나. 고맙기도 해라’ 하며 기쁜 마음으로 뚜껑을 열었다. 그러나 나의 예상과는 달리, 밥통 안에는 갓난아이 주먹보다도 더 적은 누룽지만 덩그러니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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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룽지로라도 미용사의 허기를 채워주고 싶었지만, 도저히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나는 미용사에게 “밖에 나가서 맛있는 밥 사줄게!” 하고 그를 데리고 나와 식당을 찾아 헤맸지만 하필 그 근처에는 해장국집조차 없었다. 식당 찾아 돌아다니다 보니 세미나 시작 시간이 다 되어 나는 할 수 없이 미용사에게 돈을 쥐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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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미안하다. 나 먼저 세미나 들어가 있을 테니, 꼭 밥 사 먹고 천천히 오렴.” 그는 모델이었기에 나중에 머리만 대주면 되었으므로 먼저 보낸 뒤, 나는 시동생 집에서 진수성찬을 먹은 셈 치고 봉헌하며 세미나에 참석했다. 점심으로 주최 측에서 준 샌드위치 하나를 나눠 먹고 세미나를 마칠 무렵, 미용사는 배가 고프다며 시동생 집으로 빨리 가자고 보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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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를 불안함에 밖에서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고 했으나, 미용사는 큰 소리로 말했다. “언니, 그 부잣집 시동생 놔두고 뭐 하러 밖에서 사 먹어? 오늘은 당연히 뭐라도 좀 주겠지. 언니가 큰형수인데 설마 밥 한 번을 안 차려주겠어? 얼른 가자!” 그의 등등한 기세에 이끌려 할 수 없이 다시 시동생 집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가니 시동생의 친구들이 남녀 여럿 모여 왁자지껄하게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다. 미용사는 들뜬 표정으로 “언니, 오늘은 배에 기름칠 좀 하려나 봐!” 하며 좋아했다. 하지만 시동생 부부는 우리를 보고도 고개만 까닥 인사할 뿐, 다시 자기들끼리 대화에 열중했다. 우리는 머쓱하게 방으로 들어왔다. 고기 굽는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하며 고픈 배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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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우리 몫을 가져다주려나?’ 하는 마음에 아무리 기다려도 그들은 밥은 먹었느냐는 말 한마디 없었다. 잠시나마 기대를 품었던 내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밤늦도록 먹고 마시다 친구들이 돌아가자 곧장 자기들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사랑받은 셈 치고 봉헌했으나, 입이 댓 발 나온 미용사는 투덜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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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왜 아무것도 안 주지? 대체 왜 안 줄까? 오늘은 늦게 온 것도 아니잖아!” 너무나 미안해 방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굶으며 밤이 깊어질 때까지 기다리다, 겨우 화장실에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배고픔에 지친 미용사가 냉장고라도 열어보자고 재촉했다. 평소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는 나였지만, 미용사의 강요에 못 이겨 조심스레 냉장고 문을 열었다.
 
부부 단둘이 사는 집에 고기와 맛있는 음식들이 한가득 차 있었다. 그것을 본 미용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 먹을 거 엄청 많네. 언니, 조금만 먹으면 안 돼? 음료수라도 좀 먹자! 너무 배고파!” 부끄러움과 미안함에 더는 ‘먹은 셈 치자’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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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허락 없이 남의 것에 손댈 수 없었던 나는 결단을 내렸다. “우리 그냥 이 집에서 나가자.” 나는 서둘러 짐을 챙겨 조용히 그 집을 빠져나왔다. 나가는 소리가 들렸을 텐데도 시동생 부부는 기척도 없었다. 하지만 수중엔 여관에 들어갈 돈조차 없었다.
 
미용실 수입이 상당했음에도 시어머니의 빚을 갚느라 빈털터리였던 내 사정을 미용사가 어찌 알겠는가. 나는 씁쓸한 마음을 억누르며 사랑받은 셈 치고 봉헌하며 다섯째 시동생 부부의 집을 떠났다. 그리고 늦은 시간임에도 염치 불고하고 어머니의 양아들인 흥선이의 가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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