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 49화. 외톨이의 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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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톨이의 설움

어느 여름밤, 외사촌 언니와 오빠, 동갑 동생, 외갓집 집안 삼촌, 이렇게 넷이서 놀다가 갑자기 나를 불러 함께 놀자고 하였다. 늘 외톨이였던 나는 나를 끼워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너무 좋아 뛸 듯이 기뻐 함께 놀았다. 고된 하루의 일과에 지쳐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그들의 제안에 나는 피로도 잊은 듯 신이 났다.
 
조금 후에 두레박 샘으로 가서 시합을 하자고 했다. 눈 감은 채 병을 만지지 않고 물을 부어, 한 병씩을 채우기로 했다. 그중에 가장 늦게 물병에 물을 채운 사람은 모두에게 두들겨 맞기로 했다. 나는 설령 내가 져서 두들겨 맞는다고 해도, 나를 자기들 노는 데 끼워준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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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외사촌이 넘어지지 않도록 병을 붙잡아 주겠다고 하기에 그 친절이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시합은 시작되었고 내가 제일 마지막 차례였다. 그런데 모두가 한 두레박만으로도 쉽게 물병에 물을 다 채웠다. 그런데 나는 몇 두레박을 부어도 병에는 물이 전혀 차지 않는 것이 아닌가! “야, 윤홍선! 니가 꼴찌다!”
 
그들은 작정한 듯 내게 달려들었고, 나는 네 사람에게 혼쭐이 나도록 두들겨 맞았다. 얻어맞았다 해도 나를 끼워서 놀아주었으니 고마웠지만, 너무나 아파 눈물이 줄줄 흘렀다. 얼마나 울었을까? 저희끼리 히히거리며 속닥거리는 소리가 내 귀에 정확히 들려왔다. “홍선이는 우리가 병 넘어질까 봐 잡아준다면서 병 입구를 막아버린 것 모를 거야.”
 
이 소리에, 함께 놀아준 것만으로 감사하고, 병을 잡아준다는 친절에 너무나 행복해하며 그들을 진심으로 믿었던 바보 같은 내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맞은 곳이 아파서가 아니라 마음이 아파 처참하게 울고 말았다. 그들은 계획적으로 나를 때려 주기 위하여 그런 방법까지 쓴 것이다.
 
병을 잡아준다는 핑계로 병의 구멍을 손으로 막아버렸으니 물이 들어갈 리가 없지 않은가? 눈을 감고 부으라고 했으니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깜빡 속아 흠씬 두들겨 맞을 수밖에 없었다. 숙모에게 일 잘하고 깨끗하다고 자주 칭찬받고, 선생님에게는 늘 귀여움만 받으니 그들에게 나는 눈엣가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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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로부터 그렇게 당해왔으면서도 함께 놀자고 하니 순진하게도 너무나 좋아했던 나의 초라한 모습! 나를 실컷 때려 놓고 낄낄대며 통쾌해하는 그들의 만족한 모습을 보며 외톨이의 서러움에 목이 메어 울며 아버지를 애처로이 불러보았다. 그렇지만, 애끓는 그 외침은 그들의 조롱의 웃음소리에 가리워 허공에 쓸쓸히 흩어져 버렸다.
 
어린 나이에 이런 모든 일을 아버지가 계신 셈치고 살기에는 너무나 힘에 겨웠다. 대답 없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나의 처지에 대한 슬픔의 그림자를 더욱 짙게 드리웠다. 슬픔의 그림자 아래 어두움은 나를 위협해왔지만, 다시 그들에게 사랑받은 셈치고, 아버지가 위로해 주신 셈치며 나 스스로를 달래며 봉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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