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40화. 초등학교에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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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에 입학

나는 아홉 살이 되어 동갑내기 외사촌 동생 점영이와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온종일 작은외가에서 일만 하다가, 학교에 들어가서 공부를 할 수 있다니 너무나 감사했다. 학교에 있는 시간만큼은 내가 해야 할 고된 일들을 잠시 잊고 공부만 생각할 수 있으니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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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 어머니 호강 시켜드리고, 한학자이신 아버지의 길을 따라가고 싶다는 소망도 가슴에 불타올랐다. 그런데 집에 와서 같은 반 동갑 동생 점영이가 공부할 때 나는 일을 해야 했기에 예습, 복습은 물론 숙제조차 해볼 꿈도 꿀 수가 없었다.
 
어머니가 장사 나가시면 손등이 다 터지도록 쉴 새 없이 일하면서도 사랑받은 셈치고, 편하게 방에 앉아 공부한 셈쳤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밥 짓고, 설거지까지 하고 학교에 가야 했다. 그래서 아침 시간은 학교에 다니기 전보다 훨씬 더 바빠졌다. 학교에 다녀와서도 많은 일을 해야 했다.
 
그중에 어른들이 짜는 가마니에 필요한 새끼 꼬는 일들은 거의 내 몫이었다. 외사촌 언니나 동갑내기 남동생도 학교에 다녀와서 새끼를 꼬는데 둘이 오랫동안 꽈도 바닥에만 겨우 깔릴 정도로 느렸다. 나는 손이 안 보이도록 휙휙 순식간에 꼬아서 새끼줄이 쌓이면 묶어서 한편에 척척 던져 삽시간에 수북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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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갈래의 새끼를 꼬아 한 줄로 만들며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나, 순덕이가 하나 된 셈치며 함께 사는 우리 가족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도 이렇게 하나로 모아주시어 평화로운 세상이 되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일은 힘이 들었지만, 내가 빨리한다면 그들 몫까지 내가 해줄 수 있음에 마음은 늘 흐뭇했다.
 
그들은 새끼를 조금 꼬고도 쉬었다. 하지만 나는 많은 새끼를 꼬고도 밥과 설거지, 물 긷기, 청소, 망아지 돌보기 등 수많은 일을 해야 했고 기저귀 찬 어린아이까지 돌봐야 했다. 어른들이 황소같이 일을 한다고 할 정도로 노동을 많이 하는 것에 비해 밥은 별로 못 먹으니 늘 배가 엄청나게 고팠다. 그러나 배가 고파도 항상 배부르게 먹는 셈치고 견뎠다.
 
나는 외숙모가 주시는 보리쌀 양 그대로 밥을 하니 언제나 내 밥이 부족했다. 그러나 조금 더 퍼다 밥을 지을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게다가 조금 먹는 그 밥조차 외사촌들이 가져다 먹었다. 너무 배고프지만 풍족히 먹은 셈치고 봉헌하며 그들이 조금이라도 더 배부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나는 만족했다.
 
왜냐하면 학교 다니며 길에서 보이는 거지들을 보면, 그래도 어머니라도 계셔서 이렇게 거지 신세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조금 먹는 밥도 감사할 뿐이었다. 배가 너무너무 고파서 물로 허기를 달래면서도, ‘바깥에서 장사하시느라 고생하시고 먼 길을 무거운 짐을 이고 다니실 어머니가 끼니는 잘 챙겨 드실까?’
 
이렇게 생각하면, 나는 밥 먹은 셈치고, 내가 못 먹은 만큼 영양가를 다 어머니께 보내주시라고 아버지에게 간절히 청했다. 때로는 늦은 밤까지 일을 해야 했지만, 그러나 ‘나만 왜 이렇게 공부도 하지 못하고 늦은 밤까지 일 해야될까?’ 하지 않고 어머니가 건강하시길 바라며 어머니 도와드리는 셈치고, 사랑받은 셈치고 했기에 기쁘게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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