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 30화. 버려질 보리쌀 뜨물로 맛있는 간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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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질 보리쌀 뜨물로 맛있는 간식을

나는 매끼 밥을 지을 때마다 보리쌀을 갈아 여러 번 씻으면서 나온 뜨물도 버리지 않고 큰 사기 그릇에 담아두었다. 보리쌀을 씻은 깨끗한 물이기에 왠지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담아두면 하얀 전분이 가라앉는데 가라앉은 전분만 남도록 물은 따라 버리고 다시 맑은 새 물을 부어 전분 가라앉히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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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끼 보리밥을 지을 때마다 이 과정을 거쳐 계속 물을 갈아주며 전분을 모았다. 그렇게 모은 전분에 소금과 사카린을 조금 넣어 끓이면 달달한 두유나 식혜보다 더 맛있고 감칠맛이 있는 음료가 된다. 이렇게 해드리면 식구들이 맛있게 먹었는데 이것을 단술이라고들 불렀다. 나도 먹고 싶었지만 양이 많지 않았기에, 만들 때 간만 살짝 보며 나도 맛있게 먹은 셈치고 식구들이 다 먹게 했다.
 
매일같이 고된 중노동으로 바쁜 와중에 신경 써서 이렇게 한다는 것이 힘은 들었지만, 버려질 것을 이러한 방법으로 새롭게 만들어서 식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다. 외사촌들도 이것을 무척 좋아했는데, 매일 나를 괴롭히는 그들이었지만 입맛을 다시며 잘 먹는 모습에 무척 기뻤다.
 
외갓집에는 밤에 친척들이 많이 놀러 오셨는데 그것을 드셔보시고는 “우메, 홍선아 이거 너무 맛있다이. 어떻게 했느냐?” 하고 방법을 물어보셨다. 그래서 내가 만들어 낸 방법을 알려드렸다. 그랬더니 다들 “아이고, 아직 어린 것이 어찌 그런 생각을 했다냐!” 하며 모두들 칭찬하셨다. 그 후 다른 사람들도 소문을 듣고 그렇게들 해서 먹었다.
 
그 당시는 너무나 양식도 없고 배고픈 시절이어서 그것도 그렇게 맛이 있었을 것이다. 비록 부족하지만 이렇게 내가 만든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배부를 수 있다니 너무나 감사하고 흐뭇했다. 어렸을 때부터 하나도 버리지 않고 폐품을 활용했던 습관이 ‘버려질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 바치는 생활의 기도로 발전하는 시초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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