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 11화. 남편을 따르자니 자식이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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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을 따르자니 자식이 울고

이제 나는 어머니와 단둘이다. 먹을 것과 입을 것, 땔감조차 없다. 어머니께서 썰렁한 방에서 신세를 한탄하시며 “우리 함께 죽어버리자.”라고 하실 때, 철부지인 나는 불안한 마음에, 울면서도 고사리손으로 꼭 붙들어 쥔 어머니의 치맛자락을 놓을 줄을 몰랐다.
 
어머니는 여러 번 나와 함께 죽으려고 하셨다. 나도 할아버지와 순덕이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허나 목숨이 무엇인지 죽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머니는 그때 내가 죽기를 간절히 바라셨다 한다. 살아갈 희망마저 잃었으나, 하나 남은 자식 때문에 죽지도 못하셨기 때문이었다.
 
보고 싶은 우리 아버지와, 너무너무 보고 싶고 품에 포옥 안기고 싶은 우리 할아버지와, 안고 뽀뽀해주고 싶고 보고 싶은 내 동생 순덕이가 있다는 저세상으로 나도 당장에라도 가고 싶었으나, 어떻게 해야 가는지를 몰랐다. 그리고 슬퍼하시는 어머니를 두고 나만 갈 수도 없었다. 산산이 부수어져 버린 행복하고 단란했던 우리 가족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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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조부님도, 자식도, 보금자리마저 모두 잃은 겨우 스물일곱 밖에 되지 않으셨던 어머니께선 얼마나 슬프셨을까? 갑작스레 휘몰아친 충격들로 삶의 의욕마저 잃어버린 어머니께서는 하나 남은 어린 딸을 굶길 수밖에 없는 처지에다, 살아갈 길이 막막하니 모진 세상을 등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셨다.
 
그렇지만, 남편을 따르자니 눈에 자식이 밟혀 차마 목숨을 끊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너무나 어렸기에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는 못했으나, 힘없이 주저앉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어머니께서 흘리시던 그 굵은 눈물만은 내 두 눈에 선하다. 그런 어머니의 옆을 나도 한없이 지키며 함께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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