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 10화. 동생 순덕이마저도 할아버지 따라 저세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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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순덕이마저도 할아버지 따라 저세상으로

4살밖에 되지 않은 내가 외갓집 어른들을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순덕이가 아파요. 도와주세요. 아기가 아파요.” 말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만 그 옆에서 가여운 젖먹이를 도닥이며 “순덕아, 울지마. 순덕아, 울지마.” 했다. 아무도 돌봐주는 이가 없어 발목의 상처는 더욱 악화되었는데, 그 자리에 파리가 알을 까 구더기가 우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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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징그러운 구더기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때 말 못 하는 우리 순덕이 얼마나 아파서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너무 불쌍하고 끔찍하여 눈물이 앞을 가린다. 할아버지 장사까지 지내고 다음 날 집으로 돌아오신 어머니는 순덕이를 보고 “아가!” 하시고 소리를 지르면서 품에 안으시더니 꺼이꺼이 슬피 우셨다.
 
그때 순덕이는 눈을 뜨고 있었다. 어머니는 큰이모님과 함께 동생을 데리고 어디론가 나가시기에 “나도 순덕이랑 같이 갈 거야.” 하며 따라간다고 했다. 그랬더니 어머니는 슬피 우시며 “너는 가면 안 되는 곳이란다. 얼른 갔다 올게. 너는 집에 있어라. 응?” 하셔서 투정 부릴 줄도 몰랐던 나는 어머니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나가신 어머니와 큰이모는 순덕이도 없이 그냥 돌아오셨다. 나는 어렸지만, 직감적으로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순덕이는?” 하자 어머니는 목이 멘 소리로 “순덕이는 이제 할아버지 따라 저세상으로 갔단다.”라고 하셨다. 죽는다는 것이, 저세상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할 나이였지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처럼 이미 나는 느끼고 있었다.
 
내가 “저세상이 어딘데? 왜 할아버지도 순덕이도 다 저세상에 가? 빨리 저세상에서 순덕이 데리고 와, 빨리 순덕이 데리고 오란 말이야!” 하고 울어댔다. 그러자 어머니는 “순덕이는 죽었어.” 하셨다. “어머니, 아니야! 순덕이 눈뜨고 있었는데?…. 죽지 않았어. 내 동생 어디에 두었어! 응?”
 
내가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품으로 달려들자 어머니는 나를 안고 말없이 울기만 하셨다. 그때 나는 네 살로 아직 어렸지만, 동생이 너무너무 사랑스러워 늘 업어주고 안아주며 무척 예뻐했기에 순덕이를 쉽게 포기할 수가 없었으리라. 나도 어머니를 따라 하염없이 소리 내어 울었다. 내 동생 순덕이는 너무나 순하고 예뻐서 이름도 ‘순덕’이라고 지었다 한다.

어머니는 순덕이가 나보다도 더 예쁘게 생기고 더 순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런 자식을 당신 손으로 묻고 왔으니 어머니의 눈물은 그냥 눈물이 아니라 갈가리 찢기는 아픔이고, 애끓는 피눈물이었으리라. 그리고 죽을힘을 다해 그 어린것을 가슴에 묻으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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