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775화. 강보에 싸인 아기처럼 갈 길을 인도해주시는 예수님

34a708d864fae.png
 강보에 싸인 아기처럼 갈 길을 인도해주시는 예수님

매주 수요일 밤 8시, 광주 가톨릭 센터 7층에서 열리는 성령 기도회에 우리 부부가 예비자 시절부터 참여할 때의 일이다. 미용실에서 일을 하다가도 ‘예수님, 우리 미용사들에게 맡길 수 있는 손님만 이 시간에 오게 해주시고, 저를 꼭 필요로 하는 손님은 지금 오지 않게 해주십시오.’ 하고 기도하면 주님께서는 항상 그 청을 들어주셨다.

4e0d3f2232b66.jpg

덕분에 매주 빠짐없이 기도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당시 성령 봉사를 할 때면 사람들은 아가씨 같은 봉사자라며 항상 나를 앞세우곤 했다. 내 얼굴에선 늘 미소가 떠나지 않았기에 기도회에 참여한 이들은 누구나 나를 좋아해 주었다. 사람들은 나를 볼 때마다 “율리아 자매님 얼굴에는 항상 웃음꽃이 피어 있네요. 너무 예뻐요!”

804541ad7d02e.jpg

신자들은 나를 보기만 해도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입을 모았다.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내 모습을 보고 칭찬했지만, 사실 그때 내 마음은 오직 주님을 향한 생각으로만 가득 차 있었다. 그러니 세상 모든 만물이 아름답게만 보였고 만나는 사람마다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나를 모함하던 이들조차 나의 영혼을 닦아주는 은인으로 여겨졌으니, 얼굴에 웃음꽃이 피지 않을 수 없었다.

6c59890dbf508.jpg

그 무렵 장부는 직장인 농촌지도소에서 작물 계장을 맡아 하루 종일 오토바이를 타고 출장을 다니며 농사일을 돌보느라 늘 피로에 젖어 있었다. 퇴근 무렵이면 녹초가 되어 돌아오곤 했지만, 수요일만큼은 어김없이 나를 따라 광주 가톨릭 센터까지 동행해 주었다. 하느님을 향한 믿음도 있었겠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아내를 위하는 마음이 무엇보다 컸을 것이다.

e63b3147beb04.jpg

장부가 퇴근 후 광주까지 가려면 저녁 식사도 거른 채 서둘러야 겨우 시작 시간인 8시에 맞출 수 있었다. 두 시간 남짓 기도회를 마친 뒤에도 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이들을 일일이 상대하다 보면 밤 11시가 훌쩍 넘어서야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면 늘 자정이 다 된 시간이었다. 피곤해하는 남편을 생각하면 기도회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돌아오고 싶었다.
 
하지만 참석한 이들이 간절히 기도를 원하니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 사랑의 인사를 나누다 보면 매번 귀가가 늦어졌다. 저녁도 못 먹고 곧장 잠자리에 들어야 했던 장부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장부 역시 기도회에 가는 것이 때로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828fa8e93cc1e.jpg

어느 날 장부가 “여보, 기도회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집에 오면 안 될까?” 하고 조심스레 물었다. 나는 선뜻 “어머, 당연하죠. 오늘부터는 더 일찍 서두를게요.” 하고 대답했다. 하지만 막상 기도회가 끝나면 모두가 나를 붙들고 인사를 건네니 그들을 매정하게 뒤로하고 돌아설 수가 없었다. 본의 아니게 자꾸 늦어지니 기다리는 장부에게는 몹시 미안했다.
 
그러나 주님 안에서 한 형제자매 된 이들과 사랑을 나누는 그 시간이 나에게는 더없이 기쁘고 행복한 감사 그 자체였다. 그러던 어느 수요일, 기도회에 가기 위해 장부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녁 7시가 넘도록 소식이 없어 마음이 초조해졌다. 나주에서 광주 가톨릭 센터까지 버스로 가려면 적어도 한 시간 반은 잡아야 했기 때문이다. ‘기도회에 늦으면 어쩌나?’

14a3a3d7a3a5c.jpg

내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예수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직하게 들려왔다. “딸아! 무엇을 그리 걱정하느냐.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라.” “어머, 예수님! 어떻게 하면 좋지요?” “네가 가는 길을 내가 인도하리라.” 주님의 말씀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다리니 7시 20분쯤 장부가 들어왔다. 우리는 서둘러 미용실을 나서면서도 주님이 과연 어떤 방법으로 우리를 인도해주실지 무척 궁금했다.

dc9b3903fcd88.jpg

그런데 미용실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바로 앞에 광주 택시 한 대가 멈춰 서더니 “혹시 광주에 가지 않으십니까?” 하고 묻는 것이 아닌가! ‘어머나, 예수님! 광주 택시를 이렇게 보내주셨군요!’ 하고 감탄하며 “가톨릭 센터에 가는데요.” 하고 답했다. 그러자 기사님은 “거기까지 모셔다드릴 테니 천 원씩만 내세요.” 하는 것이었다. 가톨릭 센터에 도착하니 정확히 7시 55분이었다.
 
덕분에 기도회 시작 시간에 딱 맞추어 들어갈 수 있었다. 당시 가톨릭 센터에 가려면 나주 터미널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타고 광주 터미널에 내려 다시 택시를 갈아타야 했다. 차비만 해도 도합 3,000원 정도가 들고 시간도 훨씬 많이 걸렸을 텐데, 좋으신 우리 주님께서는 시간도 맞춰주시고 돈까지 절약하도록 친히 인도해주신 것이다. 나는 주님의 자애 깊으신 배려에 깊은 감사를 드렸다.
 
10d9cd476c7a4.jpg

8ffe589f2a06f.png

27 28

나주 성모님의 집 (경당)   전남 나주시 나주천 2길 12 (우. 58258) | 나주 성모님 동산   전남 나주시 다시면 신광로 425 

TEL  061-334-5003 | FAX  061-332-3372 | E-mail  najumary@najumary.or.kr | 사업자 등록번호  652-82-00210

COPYRIGHT ⓒ 2021 재단법인 마리아의 구원방주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