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656화. 동생 순덕인 셈치고, 술집을 헤매는 이들을 위한 눈물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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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순덕인 셈치고, 술집을 헤매는 이들을 위한 눈물의 기도

말기 암에서 살아나 나주 본당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K 자매를 알게 되었다. 미혼이었던 그 자매는 무척 가난했고, 병이 들어 잘 먹지 못한 탓에 비쩍 마른 모습이 너무나 가엾게 느껴졌다. 한평생 수도 없이 굶주림을 겪어본 나였기에 배고픔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그래서 그 자매가 더욱 불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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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6.25 전쟁 중에 가엽게 죽어간 친동생 순덕이인 셈 치고 그 자매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녀는 자주 미용실에 와서 나와 긴 대화를 나누곤 했는데, 친정어머니와 미용사들은 “무슨 여자가 말이 그렇게도 많으냐”며 그녀가 오는 것을 몹시 싫어했다. 그러나 나는 동생 순덕이에게 사랑을 베푼 셈 치고, 어머니와 미용사들 모르게 이것저것 챙겨주며 사랑을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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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정이 있으면 비용을 모두 대신 내주며 늘 챙겼고, 그녀가 결혼한 후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K자매의 결혼식 날은 미용실 일을 한 셈 치고 오로지 그녀를 위해 하루를 온전히 봉헌했다. 돈 한 푼 받지 않고 신부 화장까지 다 해주고 드레스까지 무료로 입혀주며 결혼식을 잘 치를 수 있도록 결혼식 때 그녀를 따라다니며 내가 헬퍼 노릇까지 해가며 전반적으로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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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쪽 얼굴에 큰 파란 반점이 있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해 가리는 화장품을 따로 준비하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흉을 감추려 본인이 쓰던 화장품을 아주 조금 썼는데, 자기 화장품을 썼다며 그 가족과 그녀까지 불만과 불평을 쏟아냈다. 그러나 나는 “신부화장도 신부 드레스도 모든 것을 그냥 다 해주고 온종일 미용실 손님도 받지 않고 봉헌해 도와줘서 고마워.”라는 사랑의 말을 들은 셈 치고 기쁘게 봉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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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처음에는 나를 무척 좋아하여 성령 운동, 레지오, 프란치스코회 등 내가 하는 모든 활동을 함께했다. 덕분에 그녀의 결혼식에는 나를 통해 광주에서 온 성령 봉사자들과 프란치스코 회원들이 많이 참석하여 자신의 체면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K자매 측에서는 그 귀한 손님들을 누구 하나 챙기지 않아 나는 예수님과 성모님을 대접하는 셈 치고 봉헌하며 우리 집으로 모셨다.

그분들을 모두 점심 식사와 저녁 식사까지 정성껏 대접해 보내드렸다. 그랬어도 K자매는 내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었으나 “언니, 그 많은 손님들 식사대접까지 하느라고 수고했어.”라고 한 셈치고 봉헌했다. 결혼 후에도 그녀의 삶은 고단했다. 경제적인 어려움에 남편의 잦은 외박까지 겹쳐, 임신한 몸으로 밤늦게 정 미용실 인근의 술집 거리를 서성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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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워낙 많았기에 밤 12시가 넘도록 미용실을 운영하던 나는, 밤거리를 헤매는 그녀를 볼 때면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저며왔다.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걱정하며 아기를 업고 안절부절못하던 그 슬픔을 잘 알기에, 그녀가 너무나 안타까웠다. 나는 그녀를 미용실 안으로 불러 따뜻하게 품어주고 먹을 것을 챙겨주며 위로해주면서 남편이 술집에 다닌다는 말은 차마 꺼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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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술집 앞에서 서성이는 그녀의 마음을 읽고 “그런 곳에 간 것은 아닐 거야.” 하며 위안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머리를 손질하고 있는데 한 남자가 급히 뛰어 들어와 “나 좀 숨겨주세요!” 하고 외쳤다. 놀라서 보니 K자매의 남편이었다. ‘K가 알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하는 생각에 나는 재빨리 그를 거울 밑 공간에 숨기고 앞을 가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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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따라 들어온 술집 여자들이 “언니, 방금 들어온 남자 어디 있어요?” 하고 물었지만, 나는 미용사들에게 눈짓하며 “아무도 안 왔는데?” 하고 하얀 거짓말을 했다. “분명히 이쪽으로 들어온 것 같은데 이상하네...”하며 그들은 돌아갔다. K자매 남편의 그런 모습에 내 일처럼 마음이 아려왔다. 하지만 그가 변화되어 성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나의 안타까운 마음을 봉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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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나는 K자매에게 단 한 번도 그 일을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남편 칭찬만 해주었다. 남편과 사랑을 나누지 못해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남편을 좋게 생각할 수 있도록 다독이며, 내가 사랑받은 셈 치고 견뎌온 세월을 들려주었다. “힘들겠지만 남편이 설사 외박을 하고 왔더라도 내 말대로 해봐. 남편 사랑받은 셈 치고 다리를 주물러 주면서 ‘사랑합니다’ 하고 정성을 다해봐. 사랑의 메아리는 반드시 돌아올 거야.”
 
나의 진심 어린 조언에 그녀는 “언니도 셈 치고 참아내셨는데 저도 셈치고 참아볼게요.” 하며 울곤 했다. 나는 친어머니와 친언니의 마음으로 K자매를 품어 안으며, 주님과 성모님의 사랑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하고 기도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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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겠지만 설사 외박을 하고 왔어도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 말대로 해봐. 그리고 남편 사랑받은 셈치고 다리 주물러 주면서 ‘사랑해. 사랑합니다.’ 하면서 잘 해줘봐. 사랑의 메아리는 반드시 돌아올 거야.” 하고 알려주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게 도와주니 그녀는 “언니, 언니도 셈치고 참아냈는데 저도 참을래요.” 하며 울곤 했다. 나는 친엄마와 친언니의 마음으로 K자매를 품어주고 안아주며 주님, 성모님의 사랑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고 격려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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