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652화. 순명의 훈화, 사랑으로 녹여낸 셈 치고의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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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명의 훈화, 사랑으로 녹여낸 셈 치고의 영성

하느님을 알고 난 뒤, 바로 예수님께서 말씀해 주시고 예수님 성심에서 흘러내린 성혈을 몇 번이나 뵈면서 예수님 성심을 향한 사랑에 뜨겁게 불타올랐다. 그래서 성모님에 대해서는 깊이는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항상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고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치며 성모님의 전구를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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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분인지 나는 예비자 때부터 자연스럽게 레지오 마리애에 입단하여 봉사하게 되었다. 세례를 받지 않으면 활동 단원이 될 수 없는 것이 레지오의 규칙인데, 예비자인 내가 활동을 시작하자 다들 유례없는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이는 인류를 향한 지극한 사랑으로 나주에 발현하신 성모님께서, 부족한 죄인인 나를 도구로 쓰시고자 성모님의 군대 안으로 불러주신 예비하심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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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은총의 중재자이시며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의 강력한 지휘 아래 뱀의 머리를 짓밟고 그리스도 왕국을 세우시기 위해 기도하고 활동하는 레지오 마리애! 부족한 나였지만 성모님의 겸손과 사랑, 순명과 믿음을 본받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주님의 일이라면 언제나 기쁘게 앞장서서 움직였다.
 
내가 처음 속한 곳은 ‘평화의 모후 쁘레시디움(Pr.)’이었다. 입교 권면, 예비자 돌봄, 고통받는 이들과 냉담자 방문, 본당 활동과 지역 봉사활동등 수많은 활동을 하며 내 마음은 ‘성모님의 도움으로 그리스도의 참사랑을 나누는구나!’ 하는 기쁨으로 가득 차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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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나주 본당의 원장 수녀님은 예비자임에도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나를 무척 예뻐하시며 특별히 챙겨주셨다. 레지오 회합 때면 수녀님께서 성경을 바탕으로 훈화를 해주셨는데, 어느 날 내가 세례를 받자마자 수녀님께서 제안하셨다. “율리아씨, 앞으로 내가 레지오에 못 나오게 되면 율리아가 대신 훈화를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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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수녀님, 제가 어떻게 훈화를 해요. 저는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하잖아요.” “아니, 지금 율리아씨 보다 더 잘아는 사람이 누가 있어요. 순명하세요.” 당시 나는 교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을 정도로 꿰고 있었고, 성경 말씀도 한 번 읽으면 줄줄 외울 정도였지만, 단원 중 나이가 어린 편인 내게 훈화를 하라시니 참으로 난감했다.
 
레지오 단원중에는 신심이 깊고 본당 생활이 오래되었다고 자부하는 신자들이 많았기에 더욱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나는 성모님의 ‘피앗(Fiat)’을 묵상하며 성모님의 말씀인 셈 치고 “아멘”으로 순명했다. 아니꼬운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정말 유익하고 재밌네. 율리아가 말씀을 참 잘 전한다.” 하며 칭찬을 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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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면 나는 “부족한 제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유익하고 재밌었다면 주님께서 해주신 것이니 오로지 주님께 영광 돌릴 뿐입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때부터 원장 수녀님이 부재하실 때마다 훈화를 맡게 되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단장님이 회계를 맡아달라 제안하셨다. 나는 극구 사양했다. “아직 저는 너무 부족해서 레지오 단원으로만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그러나 단장님은 “율리아 자매님은 지금 당장 단장을 해도 손색없지만, 미용실이 바쁘니 회계라도 맡아줘”라며 간곡히 부탁하셨다. 나는 또다시 성모님의 뜻인 셈 치고 “아멘”으로 받아들여 바쁜 중에도 최선을 다했다. 얼마 후 고등학교 교감 부인이던 서기가 광주로 이사를 가게 되어 내게 서기 직책이 맡겨졌고, 그 또한 “아멘”으로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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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부단장까지 맡아달라는 요청이 왔다. 이번만큼은 나를 시기하고 험담하는 이들이 떠올라, 드러나지 않게 뒤에서 돕고 싶은 마음에 사양했다. 원장 수녀님께 나를 모함하고 비방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수녀님은 결코 그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으셨다. 오히려 “율리아 씨, 걱정 말고 잘해봐요. 나는 율리아 씨를 믿어.” 하시며 격려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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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원장 수녀님이 회합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매님들, 절대로 누구를 비판하지 마세요. 하느님 사랑 안에서 어떻게 남을 판단합니까? 더구나 그 사람은 지금 주님과 성모님만을 똑바로 보고 가고 있는데, 다시는 그를 판단하지 마세요.” 그러자 한 자매님이 나를 쿡 찌르며 “율리아, 저거 지금 너 흉보는 사람 야단치시는 거야.”라고 귓속말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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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수녀님은 나를 모함하는 이들에게 “당신들 그런 소리 말아요. 율리아는 대쪽같이 올곧은 사람이에요.”라며 따끔하게 나무라기도 하셨다. 나를 이토록 신뢰해 주시는 수녀님이 정말 감사했다. 하지만 나를 찌르고 비판하며 거짓으로 모함하며 다른 이들이 나로 인하여 죄를 짓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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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들로부터 사랑받은 셈치고 봉헌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나를 영적으로 성장시키고 겸손하게 해주는 은인이라 생각하면서 성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은 셈 치고 봉헌하니, 나를 미워하는 이들조차 오히려 고맙고 예쁘게 느껴지며 그들을 향한 사랑이 불꽃처럼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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