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643화. 딸 시댁 위해 헌신하신 친정어머니의 고통만은 봉헌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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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시댁 위해 헌신하신 친정어머니의 고통만은 봉헌하기 어려워

나는 주님의 사랑 안에서 더없이 기쁘게 살고 있었기에, 세상 그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하지만 친정어머니가 다치신 일만큼은 시어머니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은 셈 치려 해도 마음처럼 쉽게 봉헌이 잘되지 않았다. “밥 먹여 주고, 옷 입혀주고, 가르쳤냐?” 하시는 시어머니의 날카로운 음성이 귀에 쟁쟁하게 맴돌며, 지나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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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 ‘아비 없는 자식,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딸’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얼마나 부단히 노력하며 살아왔던가. 외롭게 자랐기에 시부모님과 형제 많은 집에 시집가서 오순도순 우애 깊게 살아보고 싶은 마음으로 택한 길이었다. 가문의 화목을 위해 나를 온전히 바치며, 어떤 시련도 사랑받은 셈 치고 시댁을 위해 헌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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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손이라지만 시부모님께 물려받은 것은 빚뿐이었다. 오히려 장남이니 아무것도 줄 수 없다며, 내가 시집올 때 친정어머니가 큰 빚을 내어 해주신 자개장롱과 장식장, 이불 등 모든 혼수품을 시어머니께서 모두 다 차지하셨다. 우리가 분가할 때도 단 하나도 주지 않으셨지만, 친정어머니는 이유도 묻지 않고 또다시 빚을 내어 살림을 전부 새로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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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죄송한 마음까지 시어머니의 사랑받은 셈치고 봉헌하며 시집온 날부터 내 몸 돌볼 겨를도 없이 일만 했다. 결혼하자마자 유일한 생계 수단이던 미용실을 급급매로 처분해 시어머니의 빚부터 갚아드리지 않았던가. 만삭의 몸으로 밥을 먹은 셈치고 물만 마시며 굶주리면서도, 시어머니가 돈을 달라고 찾아오실 때마다 사사로 미용 일을 해서 돈을 마련해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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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식구들 뒷바라지를 위해 내 약혼, 결혼 패물을 다 팔면서도 아까워하지 않고 기쁘게 사랑으로 헌신했다. 정작 우리 아이들에게는 옷 한 벌 제대로 사주지 못해 헌 스웨터를 풀어 옷을 짜 입히고, 상처 난 싼 과일을 사 먹이면서도 좋은 것만 먹이고 입힌 셈 치며 살았다.
 
시어머니의 명에 따라 광주 시댁으로 들어가 열여섯 명 대가족 살림을 도맡다 셋째 아이를 유산했고,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암이 온몸에 번져 시한부 판정을 받기까지 했다. 그런 고통 속에서도 나는 시어머니의 친정어머니를 96세까지 지극정성으로 수발하며 모셨고, 시동생 셋을 대학에 보냈다. 시아버님은 지금의 서울대와 일본에서 와세다 대학원을 나오신 인텔리셨다. 그러지만 정작 자녀 교육에는 인색하셨기에, 나는 죽어가는 몸으로 돈 벌어 뒷바라지하며 다섯째 시동생을 대학원까지 보내 사법고시에 합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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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며느리로서 소처럼 일하며 시가의 모든 뒷바라지를 도맡았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내가 드리는 큰돈은 당연하게 여기시면서 다른 자식들의 사소한 물건 하나만 받아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시며 내게 자랑하셨다. 언제나 나에게는 “내가 없으면 다 너희들이 할 일이다. 너는 당연히 해야될 일을 한게다!”라고 하셨다.
 
그래도 나는 언제나 사랑받은 셈 치고 봉헌하며 조금도 서운해하지 않았다. 이 오랜 헌신의 세월 동안 나의 유일한 조력자는 친정어머니뿐이었다. 불쌍한 내 어머니는 딸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시며 우리를 도와주셨건만, 나는 시댁 돕느라 친정어머니 좋아하시는 홍어 한 번을 사드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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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오히려 딸의 시댁을 돕고자 남의 논밭까지 소작까지 얻어 농사를 지어 가져다주시고, 아픈 딸을 위해 네 손주를 돌보며 평생을 희생하셨다. 내가 주님의 은총으로 살아나자마자 시어머니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미용실을 차렸을 때도, 어머니는 기꺼이 내 곁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주셨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친정어머니가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을 두고 “친정엄마를 모시고 산다.”며 비꼬아 말씀하시곤 했다. 딸과 사위 뒷바라지하느라 고생만 하시는 어머니를 그렇게 보시는 것이 항상 가슴 아팠다. 무엇보다 시어머니 본인의 회갑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잔치를 준비한 사돈을 밀쳐 크게 다치게 하시다니…
 
나에게 쏟아지는 모욕이나 몰매는 얼마든지 사랑받은 셈 치고 봉헌하며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나 오로지 딸과 그 시댁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며 늙으신 어머니를 시어머니가 밀치시다니! 친정어머니는 연탄불 위에 올려놓은 뜨거운 물이 쏟아져 데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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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라 머리와 허리를 많이 다쳐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고꾸라져 한참을 고통스러워하셨다. 이 일만큼은, 찢어지는 가슴으로 남아 차마 쉽게 사랑받은 셈치고 아름다운 봉헌이 잘 되지 않았다. ‘오, 사랑하올 나의 주님! 딸을 시집 보내고 제 시댁을 위해 단 한 번도 쉴 새 없이 고생만 하신 우리 어머니, 빨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실 수 있도록 치유하여 주시고, 상처도 깨끗이 치유해 주시어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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