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543화. 성령의 불로 빚어낸 첫 번째 머리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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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의 불로 빚어낸 첫 번째 머리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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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내가 미용실을 경영했을 때는 연탄불에 고데기를 달궈 머리를 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그사이 미용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여, 이제는 드라이기 하나로 머리를 만지니 작업 속도가 무척이나 빨라졌다. 신기술인 드라이를 해본 적이 없던 나는 그 기술을 너무나 배우고 싶은 마음에 우리 미용사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나 드라이하는 것 좀 가르쳐 줄 수 있어?”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예상외로 쌀쌀맞았다. “어머, 언니! 세상에 누가 가르쳐줘서 한대요? 다들 남들 하는 거 보면서 알아서 터득하는 거지.” 순간 속으로 ‘보기만 해서 다 할 것 같으면 세상에 학원이 왜 있고 강사가 왜 있겠어. 직접 손으로 익혀야 기술이 되는 건데…’ 하는 생각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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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아니야,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섭섭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주님께서 내게 빨리 배우라는 사랑의 신호를 주신 거야. 이 미용사가 평소 나에게 함부로 말할 사람이 아닌데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분명 주님의 뜻이 있겠지.’ 나는 미용사가 아주 상냥하게 가르쳐 준 셈 치고, 그녀에게 사랑받은 셈 치며 그 마음을 주님께 봉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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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섭섭함은 눈 녹듯 사라지고 오히려 그렇게 말해준 그녀가 고맙게까지 느껴졌다. ‘그래요, 주님. 당신의 뜻을 알아들었으니 그대로 할게요.’ 그렇게 기도하며 창밖을 보는데, 마침 도로 위로 화장품 판매원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순간 ‘저분에게 드라이를 해주며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번개처럼 스쳤다. “저기요!”
 
얼른 그녀를 부르자, 화장품을 팔 수 있을 거란 기대에 찬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미용실로 들어왔다. “화장품 사시게요?” 하지만 내 대답은 그녀의 예상과 달랐다. “의자에 한번 앉아보셔요. 제가 머리를 예쁘게 해드릴게요.” 당황한 그녀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거절했다. “네? 머리를요? 난 또 화장품 산다고 부른 줄 알았네. 어우, 됐어요. 저 머리 안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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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설득에도 그녀는 한사코 싫다고 버텼다. 결국 나는 최후의 수단을 동원했다. “아니, 제가 한번 해볼 테니 만약 마음에 안 들면 제가 드라이 값의 열 배를 드릴게요. 어때요?” 그제야 그녀는 못 이기는 척 대답했다. “음… 그래요? 그럼 어디 한번 해봐요.” 요즘 드라이기는 가볍지만, 당시의 드라이기는 꽤 묵직했다. 처음 잡아본 드라이기가 손에 익지 않아 무겁고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마음속으로 주님께 온전히 매달렸다. ‘주님,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익힐 기회를 주시니 감사합니다. 처음 잡아보는 드라이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지만, 저는 오직 주님만 믿고 시작합니다. 주님께서 친히 제 손을 잡아주셔요.’ 그동안 일류 미용사가 드라이하는 모습을 곁눈질로 지켜봤던 기억을 떠올리며 정성을 다해 첫 연습에 임했다. 평소에도 머리를 할 때면 늘 기도하며 했지만, 오늘은 혹여나 이 자매님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더 신경을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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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저는 비록 머리를 만지고 있지만 하느님께서는 이 자매님의 영혼을 아름답게 꾸며주셔요. 열기가 가해짐에 따라 머리 모양이 잡히듯, 저희 영혼도 하느님의 뜻대로 아름답게 빚어지게 하소서. 예수님! 성령의 불로 제 마음과 이 자매님의 영혼을 녹여주시어 아름답고 겸손하게 하소서.’ 기도하며 손을 움직이자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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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가 끝날 무렵에는 ‘주님께서 참으로 함께하고 계시는구나!’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손길이 능숙해졌다. 마침내 드라이를 마치고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물었다. “다 되었어요. 어떠셔요?” 내가 보기엔 첫 솜씨치고는 제법 잘 된 것 같았지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드라이하는 내내 책을 보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더니, 갑자기 눈을 크게 뜨며 놀라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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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시 머리가 잘못되었나?’ 하는 생각에 얼른 속으로 비명을 지르듯 주님을 불렀다. ‘오, 주님! 자비를 베풀어주셔요. 그녀가 화나지 않도록 도와주셔요.’ 그런데 그녀는 다시 한번 크게 외쳤다. “어머, 세상에!” 그래서 나는 ‘머리가 너무 맘에 안 들어서 그러나?’ 싶어 나는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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