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541화. 미용실을 경영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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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을 경영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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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개업을 위해 남은 마지막 관문은 남편의 승낙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주형이 아빠, 나 이제 건강해졌으니 다시 미용실을 해보려고 해요.” 그이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되물었다. “아니, 뭐라고? 여보,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미용실을 한다니,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그렇지?” “아니에요, 제대로 들으셨어요.”
 
나의 확답에 남편은 안색까지 파랗게 변하며 완강히 가로막았다. “여보, 절대 안 돼! 당신은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자리에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돼. 하느님이 겨우 살려주셨는데, 또 잘못되면 어떡하려고 그래? 나는 절대 허락 못 해.” 아내가 다시 쓰러질까 봐 노심초사하는 남편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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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어머니가 또 빚을 갚아달라며 찾아오신 사정을 차마 남편에게는 말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내 안에는 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 있었기에 단호하게 설득했다. “주형이 아빠, 걱정 마세요. 제게는 이제 주님께서 함께하시니 어떤 일도 해낼 수 있는 강인한 힘이 있어요. 아무 문제 없이 잘 해낼 테니 제발 허락해 주세요, 네?”
 
내가 아무리 설득해도 남편은 끝내 고개를 저었지만, 미용실을 안하면 어찌 시어머니의 돈을 대드릴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포기하지 않고 그 일을 추진했다. 주님께서 죽음의 문턱에서 나를 건져 올려주신 이상,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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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좀 한다고 다시 쓰러질 몸이었다면 주님께서 애당초 나를 살려주셨겠나?’ 하는 믿음으로 정면 돌파를 감행했다. 미용실을 소개해 주신 분, 그리고 전 주인과 함께 계약서를 쓰기로 한 식당으로 남편을 불렀다. 식사 도중 나는 은근슬쩍 서류를 내밀었다. “주형이 아빠, 여기 도장 한 번만 찍어줘 보세요.” 결국 남편은 못 이기는 척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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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어찌 되었든 남편의 허락을 얻어낸 셈이었다. 9년 전, 이보다 훨씬 큰 미용실을 단돈 10만 원에 넘겼었는데, 이번에 인수하는 작은 미용실은 권리금이 372만 원이나 되었다. 예전보다 훨씬 큰돈이 들었지만, 나는 그 숫자 속에서 주님의 섭리를 발견했다.
 
앞의 3은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느님을 묵상하게 했고, 뒤의 72는 성모님의 지상 생애 72년을 묵상하게 하니 더없이 좋았다. 나는 이 숫자에 생활의 기도를 담아 가격을 맞춰달라고 주인에게 부탁했고, 주인은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이 모든 것이 주님과 성모님이 함께하신다는 증거 같아 마음이 든든했다.
 
집에 돌아온 남편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간곡히 부탁했다. “당신이 정 그렇게 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당신이 직접 손님 머리할 생각은 절대 하지 마. 미용사를 따로 고용해서 맡기겠다고 꼭 약속해 줘. 이것만은 제발 내 부탁 좀 들어줘.” 나는 일단 “네, 꼭 그렇게 할게요” 하며 남편을 안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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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그토록 아끼고 사랑해 주는 남편이 참으로 고마웠다. 하느님께서 분명 함께해주시리라는 믿음 속에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정미용실’의 문을 열었다. 정미용실은 전 주인이 쓰던 간판 그대로였다. 그가 어떤 뜻으로 지었든 상관없었다. 나는 그 이름을 이어받아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정(情)’이 넘치는 따뜻한 공간으로 가꾸어 나가겠노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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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작고 소박한 미용실이었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 하느님께서 이곳을 사랑의 향기가 흐르는 복된 장소로 만들어주시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사랑하올 나의 하느님! 예수님, 당신께서 손수 마련해주신 이 미용실이 언제나 하느님의 사랑이 꽃피우는 공간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따뜻한 정이 흐르는 이 미용실을 통해 주님의 영광을 온 세상에 드러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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