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676화. 배를 가르는 고통도 주님과 함께라면 행복한 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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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가르는 고통도 주님과 함께라면 행복한 제물

반드시 자궁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깊은 상념에 잠겼다. 과거 1979년, 전대병원에서 단순 맹장염을 오진하여 네 가지 병명을 얻었을 당시, 산부인과 과장님은 “35년 수술 인생에 이렇게 깨끗한 자궁은 처음 본다”며 감탄하셨다. 그랬던 자궁이 낙태 보속 고통을 짊어지며 엉망진창이 된 것이다.

주님께서 낙태한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보속 고통을 허락하셨으나, 영육이 합일된 인간이기에 지속된 고통이 결국 질병으로 나타난 것이리라. 자궁이 걸레가 되었다는 충격적인 말 앞에서도, 나는 “산아제한과 낙태 때문에 내 배가 찢어질 듯 아프다” 하셨던 성모님의 말씀을 떠올렸다.

주님과 성모님의 고통에 동참할 수 있음에 오히려 감사하며 기쁘게 봉헌했다. 과거 맹장 수술 당시, 갓 태어난 넷째에게 젖 한 모금은커녕 물조차 먹이지 못하고 8일간이나 방치되다시피 했던 고통, 간호사들의 학대 속에 홀로 병실을 기어다녔던 기억, 그리고 배 속에 거즈를 남겨둔 의료사고로 3개월간 죽을 고생을 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나는 그 모든 의료사고조차 내 탓으로 받아들였다. 나의 고통이 그들의 의술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사랑받은 셈치고 봉헌했었다. 그랬기에 다시 배를 갈라야 한다는 소식에도 두려움보다는 큰 기쁨이 찾아왔다. 그것은 예수님의 고통에 조금이나마 동참할 수 있음에 대한 감사였다.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배를 가르는 아픔까지 바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행복한 고통인가!

“오 주님! 당신 뜻대로 하소서. 수술하라시면 그 고통을 죄인들의 구원을 위해 봉헌할 수 있어 기쁘고, 하지 말라시면 하지 않아서 기쁘나이다. 오로지 감사와 찬미와 영광을 드릴 뿐이오니, 부족한 이 죄녀를 통하여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어떠한 고통이라도 아멘으로 따르리니 한 말씀만 하소서. 당신 따라 기쁘게 봉헌하며 가오리이다. 아멘!” 나는 모든 것을 주님과 성모님께 온전히 맡겨드렸다.

신부님들과 주교님은 수술을 권하셨지만, 남편과 다른 신자들은 주님의 은혜로 사는 몸에 칼을 대는 것을 우려했다. 나는 모든 것을 주님 뜻에 맡긴 채 ‘칼을 대어 찢기고 부서진다 해도 주님께서 필요해 쓰신다면 사랑받은 셈치고 기쁘게 봉헌하리라’ 다짐하며 찬미가를 올려드렸다. 그러나 정작 내 마음을 누르는 것은 오랫동안 누워 계신 어머니였다.

봉사자들도 없는 상황에서 내가 수술을 하려면 어머니가 먼저 일어나셔야 했다. 어머니를 낫게 하기 위해 열심히 기도하며 온갖 방법을 다 써보았으나 차도가 없었다. 아픈 어머니와 집안 살림, 순례자 맞이와 온몸을 짓누르는 고통들...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이었다. 사고를 낸 안드레아가 찾아와 발을 동동 구르며 도와주겠다고 애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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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형수, 그 허리 하나만으로도 견디기 힘들 텐데 어쩌려고 그래요? 저 때문에 어머니가 저리 되셔서 정말 죄송해요. 내가 조금이라도 도와드리면 안 될까요?”라며 울먹이는 그에게 나는 오직 한 가지만 부탁했다. 그때는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선 직접 발품을 팔던 때였다. “안드레아, 내가 집을 비울 수 없으니 어머니를 빨리 낫게 해드릴 새로운 방법이 있는지 좀 알아봐 줘.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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